페일리시아님의 자연주의 출산 후기

 

 

2016년 10월 28일 새벽 4시 57분

페일리시아님께서 맘톡에 남겨주신 톡.

 

'오늘 유도 분만 첫 번째에 실패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내일은 우리 아가를 볼 수 있을 거라 하셨는데... 보고 싶다. 은찬아... 엄마도 힘든 것처럼 너도 힘들겠구나... 오늘이야말로 꼭 좋은 소식 들고 올게요!'

 

유도 분만에 실패한 페일리시아님을 응원하는 맘톡 어뭉님들의 수많은 댓글 덕분인지, 다음날 은찬이는 무사히 태어날 수 있었답니다. 페일리시아님께서 남겨주신 생생한 시간대별 자연주의 출산 후기, 지금부터 숨죽이며 그날을 함께 느껴볼까요?

 

 

페일리시아님의 자연주의 출산 후기

(촉진제 O, 무통 주사 X, 관장 X, 제모 X)



출산 전날


의사 선생님께서 자궁문이 1cm 열렸다고 하셨다. (아직 10cm 열려야 한다고...) 태동 검사와 함께 유도 촉진제를 넣어주셨다. 1시간 뒤, 강한 배 뭉침과 함께 나타나는 진통은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강한 진통과 함께 동반되는 내진은 어마 무시할 정도로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우리 은찬이는 오죽할까… 어쩌면 나는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다. 촉진제까지 써가며 우리 아가 힘들게만 하고 운동을 못 해서... 아가야 못난 엄마라 미안해.



진통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목 넘김이 힘든 나를 위해, 남편은 죽을 사 왔으나 두 숟갈을 겨우 삼킬 뿐이었다. 신랑은 야간 근무가 있는데도, 잠도 자지 못한 채 내 곁을 지켜주었다. 소변과 대변이 마려웠는데 정작 화장실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았다.



또다시 내진. 의사 선생님께서 촉진제가 빠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화장실에서 힘을 줬을 때 빠진 것 같다. 자궁수축이 잘 되고 있지만, 결국 유도 분만에 실패하여 병실로 돌아가게 되었다.





출산 당일


잦은 배 뭉침으로 인해 4시간밖에 자지 못 했다. 은찬이는 뻥! 뻥! 발길질해댔다. 엄마와 남동생은 자고 있었다. 내가 새벽에 뒤척여서 깨진 않았을는지 모르겠다. 7층 자연주의 출산실에 도착하자마자, 간호사가 태동 검사기를 달고 내진했다. 그 결과, 아직도 2cm...촉진제를 넣고 시작했다.



내진 결과, 드디어 3cm가 열렸다고 하셨다. 강한 배 뭉침과 함께 조금은 참을 만한 진통에 여기저기를 방방 뛰어다녔다. 뛰어다니니 조금은 통증이 가라앉았다. 입맛이 없었지만, 남동생이 사온 죽을 조금씩 먹고 TV를 보고 있으니, 남편이 일을 마치고 왔다. 남편이 도착하자마자 슬슬 시작되는 진통. 점차 강한 진통이 나를 휘감기 시작했다. 양쪽 옆방에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소프라노로 소리 지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알고 보니 한쪽 어뭉님은 내진으로 소리 질렀단다. 엄살은...!



참지 못할 정도로 너무 아파서 앉았다가 일어났다가, 빙빙 제자리 돌기를 반복했다. 그 후, 병실로 돌아와 샤워를 했다. 따뜻한 물에 담그고 있으니 고통이 덜한 듯했다. 샤워를 40분 가까이하고 나와 분만실에 내려가는 도중, 얼마 지나지 않아 진통이 또다시 날 옭아매었다. 너무 아파서 소리도 못 내겠고, 눈물만 펑펑... 남편은 걱정되어 간호사를 부르자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열려있지 않아 실망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참는다 했는데... 결국 남편은 간호사를 부르러 갔다.



내진 결과 4cm.
남편은 간호사에게 이제 히노끼탕에 들어갈 수 있냐고 다급히 물어보았다. 간호사는 들어갈 수 있다며 물을 받아 주었고, 조산사를 불렀다. 의사 선생님과 내진을 하는데, 밑에서 따듯한 물이 새는 느낌이 들었다. 양수가 터진 것이다. 아까 겪은 고통보다 더 어마어마한 진통이 내 배를 가르고 자르는 느낌이었다. 탕에 물이 차자마자 냅다 옷을 갈아입고 입수하였다. 40°가 넘는 탕에 들어가니 살맛 났다. 히노끼탕이 원래 무통 주사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한다. 내게는 아주 천국과 같은 존재.



조산사님은 나와 호흡도 같이 하고 부채질도 해주셨다. 나를 위해 헌신하시는 느낌이 들었다. 수분 부족으로 인해 정신을 잃을까 봐, 음료수와 초콜릿도 먹여주셨다. 입맛이 없어도 음료수는 꼴깍꼴깍 잘 넘어갔다. 격한 진통 때문에 기절할 듯 힘들었지만, 나에게 힘을 주는 남편과 조산사님을 보고 있자니 힘을 낼 수 있었다.



탕에서 나와, 남은 진통은 누워서 하게 되었다. 자궁문이 모두 열렸다고 했다. 진통이 올 때마다 변을 보듯 힘을 주라고 하셨다. 물론 나도 집에서 연습했으니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막상 진통이 엄습하니 연습한 것은 무용지물… 얼굴로 힘을 주게 되었다. 꼭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진통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머릿속에 든 단 한 가지 생각. 소리를 지르게 되면 나보다 아이가 백배는 힘들다는 것이다. 호흡을 잘 하지 않아 혹여나 아기가 태변을 볼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소리를 내지 않으며 줄을 잡고 힘을 주기만 했다.

 

 


아기가 내려오지 않자, 화장실로 가서 힘을 주기로 했다. 화장실에서는 힘이 정말 잘 들어갔다. 30분간 계속되는 힘 주기와의 전쟁 속에서 남편은 나의 철저한 집사가 되었다. 음, 집사의 자질이 보여!

 

 


다시 누워 끈을 잡고 힘주길 몇 번. 아기의 머리가 보인다고 하였다. 다리가 덜덜 떨리며 쥐가 나기도 했다. 분만 장비 준비를 마친 조산사님은 5분 뒤 의사 선생님께서 오신다고 말씀해주셨다. 내겐 그 5분이 아주 길게만 느껴졌다.

 

 

 

아기의 머리가 나온 순간. 울컥한 감정과 함께 배가 엄청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배 위에 은찬이를 올리자마자 눈물이 났다. 이게 정령 내 뱃속에서 나온 꼬물이라는 건가? 감동의 쓰나미에 울고 있자, 원장님은 임신 초기에 내가 울었던 걸 기억하고 계셨는지 "초기에도 우시더니 지금도 우시네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여러 산모가 오갈 텐데도 섬세하게 기억하고 계신 의사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남편은 손이 떨리는지 탯줄을 자르는 게 쉽지 않아 보였다. 그 후 은찬이는 남편과 함께 교감을 하며 수영을 하자, 울음이 뚝! 그쳤다. 자연주의 출산하기 정말 잘한 것 같았다. 못한다고 했던 남편은 탯줄도 자르고 아기와 교감도 나누고 나니, 나보다도 더 신나하며 좋아했다.

 


 

내가 출산한 병원에서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는 내게 의료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전제조건이 너무 좋았다. 조산사님이 온종일 같이 있어 주시고, 의사 선생님도 틈틈이 내게 오셔서 진찰도 해주시니, 꼭 황족이 된 것 같았다. 더군다나 더 좋은 건! 남편 괴롭히기 최고였다.^^

 


 

○○ 산부인과를 다닌 것이 내 인생 최고로 잘한 점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분만실 간호사님들, 조산사 선생님, 서기원 원장님, 사랑하는 우리 남편, 내가 호흡을 못 해서 힘들었을 우리 아가야…

이틀 동안 힘들게 고생시켜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페일리시아님께서 남겨주신 자연주의 출산 후기 잘 보셨나요?
출산을 앞둔 예비 어뭉님들이 보시기에는 남의 일 같지 않아 읽는 내내 떨리셨을 것 같네요.
내 아이를 만나기까지 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을 느낄 테지만, 그만큼 얻는 것은 너무 귀한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잘 해내실 거라 믿어요.

출산을 앞둔 순간부터 출산을 하고 난 후까지.
1분 1초가 긴박한 순간들을 시간대별로 그려진 출산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페일리사아님, 무사히 순산하시게 된 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ditor  HEA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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